금융지주 1ㆍ3위 경쟁 '점입가경'

호실적 행진에도 금융 주도권 경쟁 치열 '5조클럽' 앞둔 KB·신한금융 리딩금융 각축 우리·하나금융도 업권 3위 자리 사수 '팽팽'

2023-10-17     이광표 기자
국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던 4대 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관전포인트는 순위 경쟁이다. 3분기를 기점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4조원을 넘어 연간 순익 5조원을 향해 갈 거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위 싸움도 점입가경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7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2139억 원) 대비 12.06% 증가했다. 4대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9조154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낸데 이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그룹별로는 신한금융 1조5634억 원, KB금융 1조2656억 원, 하나금융 9808억 원, 우리금융 9122억 원으로 예상된다. 순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신한금융(36.9%), 우리금융(10.7%), 하나금융(4.1%) 순으로 크다. KB금융(-3.1%)은 역성장이 예상된다. 금융지주들의 은행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순이자마진(NIM) 개선폭에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자증권(백두산 연구원)에 따르면 은행 NIM의 전분기대비 예상 상승률은 신한은행(6bp), KB국민은행(4bp), 우리은행(4bp), 하나은행(3bp) 순으로 높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서울시1금고를 따낸데 이어 지난 4월 서울시2금고 운영권까지 확보해 저원가성 예금을 대규모로 조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타시중은행 보다 NIM이 양호할 것으로 관측한다.  한편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연간 누적 순이익 4조원을 넘어서는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전롕없던 연간 순익 '5조클럽'을 노릴 수 있게 된다. 3분기 추정치까지 합산한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4조3239억 원, KB금융이 4조377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KB금융(2조7721억 원)이 신한금융(2조7605억 원)에 116억 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리딩뱅크를 수성했으나, 3분기에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3·4위 자리싸움도 주목된다. 3분기 추정치를 합산한 누적 순이익은 우리금융(2조7715억 원)이 하나금융(2조7434억 원)을 근소하게 앞선다. 우리금융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최근의 국면에서 오히려 실적 선방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외환은행 인수로 대규모 외화부채를 떠맡은 하나은행은 최근 강달러 국면에서 환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백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100억 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화환산손실 1320억 원을 감안하면 환율 민감도 축소 노력으로 선방한 편이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