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카카오 편법·불법 잡는다…자사우대·멀티호밍 제한 규제

공정위, 연내에 강화된 심사지침 마련…'무료서비스'도 대상 카카오 등 공룡 사업자 시장지배적 불법 행위 근절 국가안보실 산하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도 구성

2023-10-18     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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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카카오 사태의 여파로 온라인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생산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우선적으로 노출시킬 수 없게 된다. 또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도 불법으로 간주되며,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상의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적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을 엄격히 적용해 유료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독과점 사업자)의 다양한 지위 남용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보완해 올해 내 제정을 완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지침은 플랫폼 독점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1월 6일 행정예고 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지침은 현재까지 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월 행정예고 이후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민간주도성장 기조에 따라 해당 지침 제정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공정위원장 인선이 4개월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지지부진했던 제정 속도는 카카오 화재로 급물살을 탔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개진된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그동안 변화한 플랫폼 시장환경을 참고해 심사지침을 보완키로 했다.  심사지침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광고노출, 개인정보 수집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므로 명목상 '무료'라 하더라도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 간 가치의 교환(거래)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무료 서비스로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산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엔 이용자 수, 이용빈도 등을 대체 변수로 고려키로 했다. 대부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카카오 등도 심사지침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주요 경쟁제한행위 유형으로 △자사 우대 △멀티호밍 제한(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최저가 판매 등 최혜 대우 요구 △끼워팔기 등을 규정했다. 자사우대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자사 상품 또는 서비스를 경쟁사업자의 상품·서비스 대비 직·간접적으로 우대하는 것이다. 또 멀티호밍은 자사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의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최혜대우 요구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상의 거래조건을 타 유통채널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카카오 서비스 중단에 대한 소비자 민원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민원 내용은 소비자 피해보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피해보상은 1차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문제이기 때문에 보상안 내용 상 문제가 부각되지 않는 한 정부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직속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기존의 전기 공급이나 인터넷망이 끊기더라도 국민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대비책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주무 부처인 과기부가 국민의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어 나가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 정부는 국가안보실 산하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방침이다. 카카오 사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를 해킹 공격 등의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이 참여한다. 이밖에도 당정은 오는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