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뛰는데 해외서 달러 빌리는 은행

올해 상반기 외화차입금 85조…전년比 18.8조↑

2022-10-19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국내 20대 은행의 외화차입금 평균 잔액이 상반기 18조 넘게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 치솟고 있어 벌써부터 대출 연체율 증가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20대 은행의 외화차입금 평균 잔액은 85조294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외화차입금이 전무한 것을 생각하면 이를 제하고도 평균 잔액이 85조를 넘어섰다. 작년 말(66조1411억원)에 비해선 18조8882억원(28.5%), 작년 6월 말에 비해선 22조4189억(35.8%) 급증한 수준이다. 외화차입금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18조2754억원), 한국산업은행(17조8409억원) 순이었고, 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8~9조원대였다. 올해 상반기 동안 외화 차입금 잔액 증가율은 광주은행이 가장 높았다. 상반기 광주은행의 외화차입금 평균 잔액은 3633억원으로 작년 말(2286억원)보다 58.9% 증가했다. 이어 부산은행(53.3%) 국민은행(52.9%) 농협은행(35.6%) 우리은행(34.6%) 등 순이다. 같은 기간 자금 조달액 중 외화 차입 비중은 하나은행, 제주은행, 수협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일부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증가했다. 산업은행의 차입 비중은 작년 말 5.18%에서 반 년 새 5.9%로 상승해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수출입은행(5.61%→5.65%), 국민은행(2.72%→3.86%), 한국씨티은행(2.3%→2.79%), 우리은행(1.95%→2.43%), 신한은행(1.89%→2.15%) 등이다. 문제는 외화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외화 콜머니 평균 잔액은 3조6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34.6% 늘어난 수준이다. 외화 콜머니는 은행 간 외화를 초단기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단기성 외화자금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비율이 증가하면 이탈 불안감도 커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미 간 금리차 확대, 고환율 등으로 외화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高(고)’ 현상으로 무역적자 기조가 계속되면 기업들이 돈을 갚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3고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3원 오른 1424.0원에 출발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가 치솟는 상황을 고려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