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소비 확대…한국 경상수지 개선 제약

미·중·EU 성장 둔화, 미·중 갈등 등도 위험 요소

2023-10-19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면서 당분간 우리나라 경상수지 개선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세가 확대하고 운송과 여행 등 팬데믹 호조 요인이 약화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재화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전환 추세가 향후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재택근무 등에 따른 IT(정보통신)기기 등이 특수를 맞아 재화 수요가 급증한 데다 운임이 올랐고 여행 등 서비스 수요는 줄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최근 일상 회복 과정에서는 반대로 팬데믹 특수가 사라진 데다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중국·EU(유럽연합)의 경기 위축도 수출과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EU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중국은 제로 코비드(코로나19 감염자 수 0명 목표) 정책과 부동산 부실 문제로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향후 1년간 미국·중국·EU의 성장률 가중 평균 전망치는 2.5%(블룸버그 기준)다. 금융위기 당시 전망치였던 1.9%보다는 양호하지만 유럽 재정위기(2012년 2분기∼2013년 1분기) 등보다는 크게 낮을 전망”이라며 “과거 우리 수출은 이들 주요국 경제가 동반 부진할 경우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팬데믹,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갈등 등에 따른 지역별 경제 분절화와 글로벌 무역규제 심화도 우리나라 수출의 장단기 위험 요소로 꼽혔다. 최근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비롯해 미국의 중국 기업 견제 영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 과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에너지소비 효율화, 여행·콘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