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난해 과징금 ‘역대 최대’ 징수...1조원 육박

올해는 대기업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증가세 꺾일 수도

2014-10-0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징수했다. 연간 과징금 징수액으로는 역대 최대다.6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2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가 작년 징수한 과징금 수납액은 9162억원으로, 2011년 징수액(3491억원)의 2.62배로 증가했다.공정위의 과징금 수납액은 2008년 1315억원, 2009년 1121억원, 2010년 5084억원 등 대체로 증가세를 보여왔다.과징금 징수결정액도 2008년 2533억원, 2009년 4562억원, 2010년 8829억원, 2011년 8856억원, 2012년 1조857억원으로 매년 늘었다.과징금 징수결정액은 전년도 이월과징금과 당해 순부과액의 합(총부과액)에 법원 결정에 따른 환급 및 감액 금액을 뺀 액수로 결정된다.공정위 관계자는 “라면제조·판매사의 담합행위 과징금 1242억원과 4대강 사업 건설사의 담합행위 과징금 1115억원 등 예산편성 때 예측하지 못한 고액 과징금이 걷히면서 징수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올해는 징수실적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공정위가 최근 과징금 부과처분을 둘러싼 대기업과의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기 때문이다.대법원은 지난 5월 자진신고자 감면(리니언시)을 인정해주지 않아 과징금 62억7000만원을 내게 됐다며 대우건설이 낸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대법원은 앞서 롯데칠성 등 음료업계가 가격을 담합해 전체 음료시장을 왜곡했다며 과징금 226억원을 부과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체 시장을 왜곡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롯데칠성 측의 손을 들어줬다.아직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최근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도 공정위는 잇따라 쓴잔을 마셨다.공정위는 2011년 주유소가 거래처를 옮길 때 기존 거래처의 허락을 받도록 하는 정유사의 ‘원적지 관리’에 소비자 피해를 이유로 4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8월 증거가 부족하다며 정유사의 손을 들어줬다.생명보험사 15곳이 담합해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합의했다며 2011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에서도 지난 7월 서울고법은 “가격정보 교환만으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이 판결이 확정되면 한화생명 486억원, 흥국생명 43억원 등 총 수백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환급해야 한다.공정위의 행정조치에 대한 소송제기율은 2005년 3.0%를 보이는 등 2009년까지는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2010년 12.6%, 2011년 11.3%, 2012년 12.7% 등 최근 3년간 10%대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