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5% 넘으면 韓 4% 돌파
월가 "내년 미 최종금리 5% 도달할 것" 한은 "美와 금리격차 1%p 안팎 용인" "韓 기준금리 상단 상향조정 불가피"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월가 등 시장에선 美 최종금리가 5% 이상으로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가 고착화하는 양상을 띠면서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지난 2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5.25%까지 올릴 가능성은 42.5%에 달한다. 4.75~5.0%까지 올릴 가능성은 34.5%로, 최종금리가 5%대에 달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및 내년 금리 전망치를 각각 4.4%, 4.6%로 제시했다. 갓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시장은 이보다 더 높은 5% 이상을 최종금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의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9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8.2% 오르며 시장의 예상치인 8.1% 상승을 웃돌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6%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PI 발표 후 오는 11월에도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한 번 더 밟을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연준이 11월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3.75~4%에 달하게 된다.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를 12월과 내년 2월에도 각각 0.75%포인트, 0.5%포인트를 인상할 거로 보는 중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5%를 넘게 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않는다면 대내외 금리차가 지나치게 커져 자칫 자금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최대 1%p 안팎까지 용인하고 있다.
한은도 현 상황에서는 내년 최고 기준금리 수준으로 3.5%가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있으나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조찬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 지는 모르지만 인상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3.5%를 두고 (금통위에는)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그 밑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