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동남아 순방, ‘포스트 브릭스’ 겨냥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과 협력 청사진 제시...자유무역 강조 계획

2014-10-06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박 대통령이 집권 첫해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일즈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러시아·베트남 순방에 이어 전반적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입장을 균형 있게 조율하는 ‘중재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박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와 베트남 방문을 통해 본격 시동을 건 세일즈 정상외교를 이번 순방에서 이어간다. 이른바 ‘세일즈외교 2탄’이다.박 대통령의 첫 번째 세일즈외교 대상은 APEC이다. APEC은 전 세계 GDP의 약 58%, 총 교역량의 49%를 차지하는 최대 지역협력체이며, 우리나라로서도 교역의 66%, 외국인 직접 투자의 59%를 점유하는 가장 중요한 무역·투자의 파트너다.박 대통령은 6일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 참석, 1천여명의 APEC 기업인들과 만나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의 규제개선 및 원칙 있는 정책운영 의지를 설명하며 ‘기업하기 좋은 국가’로서 이미지를 높이고 해외투자 유치 확대에 나서는 한편 창조경제 육성의 중요성을 알린다.박 대통령은 브루나이로 무대를 옮겨서도 세일즈외교에 주력한다. 이곳에서는 동남아 지역 10개 국가의 연합체인 아세안을 겨냥한다.브루나이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제2위 교역시장이자 제1위 투자대상지, 제2위 건설수주시장인 아세안이 핵심 경제 파트너로 부상함에 따라 회원국들과의 교역 확대 및 경제협력 확대 강화 기반을 적극 조성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외교 하이라이트는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이다.지난달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동남아 국가인 인도네시아 방문은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 신흥경제권으로 주목받는 아세안을 중시하는 의미가 있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아세안 내 인구, 경제규모 등에서 최대인 인도네시아와 상생, 경제중심외교, 세일즈외교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될 예정이다.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에너지, 환경, 창조경제, 산림휴양 등 미래지향적 분야로 협력범위를 확대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한·인니 비즈니스 투자포럼을 통해 순다대교 건설, 수카르노 공항철도 등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인프라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포스코, 롯데케미컬 등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또 박 대통령은 4차례의 외교 무대에서 각종 글로벌 이슈를 다루면서 국제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고 자유무역의 창달을 강조할 계획이다.APEC 정상회의에서는 첫날인 7일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위원들과 대화, 첫 번째 세션에서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위한 APEC의 역할’ 주제 선도발언 등이 예정돼 있다. 둘째날에도 남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의 대화, ‘APEC 연계성 비전’ 주제 토의, ‘형평성 있는 지속가능성장’ 주제 업무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특히 개도국들이 관심을 갖는 식량, 물, 에너지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과학기술 활용 필요성을 역설하고, APEC 내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적정기술’을 공유, 협력하는데 노력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APEC내 중견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입장을 모두 고려하는 ‘가교적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시선이 동남아에 쏠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고 능동적 외교강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관심사는 '동아시아 공동체' 달성에 맞춰진다. 이를 위해 정치·안보 분야, 경제금융 분야, 사회·문화 분야에 있어서의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