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필리핀 공항서 활주로 이탈…"인명피해는 없어, 심려 끼쳐 송구"(종합)

필리핀 세부 공항 착륙 도중 활주로 이탈...브레이크 시스템 고장 원인 추정 24일 오후 5시까지 활주로 폐쇄, 승객 162명 인명피해 없어 대한항공, 세부공항 재개 즉시 보항편 투입…40여명의 2차 지원 인력 파견 우기홍 사장 "심려 끼쳐 드려 송구…상황 수습에 노력"

2023-10-24     김아라 기자
24일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인천에서 출발해 필리핀 세부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오버런·over-run)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일 오후 6시 35분에 출발해 세부 막탄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A330-300 여객기(KE631)가 당초 예정시각 23일 오후 10시(현지시간)보다 늦어진 오후 11시 7분께 기상 악화로 비정상 착륙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긴급 탈출했고, 현지 호텔로 이동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항공기는 바퀴다리 손상 등 동체 하부가 파손된 상태로 활주로 인근에 정지하고 있어 세부공항 활주로가 폐쇄된 상태다. 필리핀 당국과 국토부는 여객기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여객기 기장은 초기 조사에서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다.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례의 착륙 실패 후 다시 뜨는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 났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사고수습본부를 만들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고를 보고 받은 직후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사고수습본부를 즉각 설치했다. 현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공관, 항공사 등과 연락체계를 구축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함과 동시에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상황 발생 인지 후 이날 오전 1시에 경영층 주재로 유관 임원을 모두 한 자리에 참석하는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했다. 각 부서의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토록 별도 실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운영 중이다. 승객의 안전 유무, 발생 원인, 현지 상황 등을 종합해 의사결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속한 공항 정상화를 위해 필리핀 사고 조사기관에서 항공기 견인에 필요한 조치 수행 중이다. 먼저 1차 지원 인력을 파견했다. 이날 오전  인천발 보홀행 항공편을 통해 총 4명의 지원인력을 파견했으며, 마닐라 지점에서도 3명의 지원 인력을 파견했다. 이들은 세부적 상황 파악 및 수습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기지역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승무원들이 담요와 음료를 제공하고 메가폰 통해 상황 안내를 진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권 등 입국서류 미비(항공기에 두고 내림)로 입국에 어려움을 겪은 27명의 승객들을 위해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 전원이 함께 입국 시점까지 함께 대기했다"며 "모든 승객이 입국 및 호텔로 떠난 이후 승무원들도 이동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세부공항의 활주로가 재개되는 시점에 바로 보항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특히 이수근 부사장을 책임자로 관련분야 임직원 등 총 40여명 규모 인력을 2차로 파견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토부 감독관 2명,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3명 등 총 5명이 탑승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탑승객들과 가족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탑승객들께서 불편함이 없게 안전하고 편안히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현지 항공 당국 및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세부 공항의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인천~세부 항공편은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시각으로 오후 5시까지 폐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