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가격 4배 인상 예고… SK바사 반사이익 보나
화이자 1회당 30달러 코로나19 백신, 최대 130달러까지 인상할 수 있어
SK바사 백신, 보관용이·가격 경쟁력으로 중저소득 국가서 주도권 확보 기대
2022-10-24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미국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판매 가격을 4배 가량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해외 언론에 따르면 안젤라 루킨 화이자 임원은 미국 정부의 백신 구매 프로그램이 만료되면 백신 가격을 1회 접종분 당 110~130달러 인상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텍(파트너사)에 1회 복용량당 약 30달러를 지불하고, 현지 국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계약한 백신이 전부 사용되는 대로 화이자는 백신을 민간 판매할 방침이며, 그 시기는 빠르면 내년 1분기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 무상제공이 끝난다고 해도 민간업체의 건강보험이나 정부 지원의 보험을 소지한 사람은 추가 비용 없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다만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지 알려진 바 없다.
업계는 화이자의 백신 가격 인상이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 등 백신 제조사들은 오는 2023년 매출 전망치를 맞추기 위해 가격 인상이 필요한 실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유효기간이 5개월 이내로 남은 백신은 총 1112만회분으로 화이자 백신(756만회분. 소아용 포함)으로 가장 많다.
화이자 백신 가격 인상으로 국내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SK바사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해 현재 국내 공급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허가가 이뤄지면 가격이 높아진 화이자 백신을 구입하기 어려운 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
일부 국가는 유통기한과 보관 설비 문제로 백신을 폐기하고 있는데, 만성 독감화가 된 코로나19를 대비하려면 보관이 용이한 스카이코비원의 장점이 빛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는 mRNA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스카이코비원멀티원은 2~8℃의 냉장 상태에서도 유통·보관할 수 있다.
다만 백신 수요가 넘쳐났던 펜데믹 초기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3차까지 접종을 받았다. 또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급감해 아직 스카이코비원의 성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례로 스카이코비원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제조된 미국 노바백스는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질병청 자료에 의하면 노바백스 백신은 총 233만개 도입됐지만, 그 중 122만 도즈가 8월까지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폐기율이 60%가 넘는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BA,1)에 대응 가능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각국에 허가돼 합성항원 백신은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타 백신 제조사도 매출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스카이코비원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 백신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