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309조 늘어…코로나 지원 60조 ‘무색’
대출 잔액 1000조 이상…이자부담 눈덩이
대출금리 1.5%p 상승 시 1인당 351만원↑
2022-10-24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자영업자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해당 대출 잔액은 코로나 전에 비해 300조원 넘게 증가해 100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금리는 천정부지 오르고 있어 자영업자 이자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994조2000억원을 기록, 코로나 사태 전(2019년 말, 684조9000억원)보다 309조3000억원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사업자대출 648조7000억원, 가계대출 345조4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2019년 말보다 200조원, 109조3000억원 늘었다.
대출 잔액은 2019년 말부터 해마다 100조원 이상 씩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85조원 증가해 994조원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3분기 중 잔액이 100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대출금리다. 금리는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고도 물가 인상률을 고려해 내달 또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5%포인트(p) 상승할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10조8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해 6월 말 자영업자 차주 수(306만8000명)를 감안하면 1인당 추가적으로 감당해야하는 평균 이자 부담은 351만원이다. 이밖에 대출 금리가 0.25%p가 증가하면 59만원, 0.50%p가 오르면 117만원, 1.00%p 상승하면 234만원 등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자영업자들의 부실 확대가 우려된다. 특히 지난 20일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책자금 직접대출 연체액은 2019년 말 1228억원에서 올해 8월 3263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2020년 말 1862억원, 2021년 말 2491억원 등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결과다.
숨어있는 부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도 ‘깜깜이’ 부실을 우려한다. 국내 은행의 6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0%다. 전달 말보다 0.04%p 내린 수준이지만, 실제로 대출 연체가 준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인해 연체율이 감소한 착시효과라는 말들이 주기적으로 나온다.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수준이 전체 부실을 감당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원규모가 전체 대출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년 9월 새희망자금부터 올해 2분기 손실보상금 등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코로나 지원금과 보상금은 총 60조3000억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손실보전금 22조6000억원이 지급됐다.
중기부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영업금지·영업제한 등 소상공인의 보릿고개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중기부는 새희망자금으로 2조8000억원, 버팀목자금 4조2000억원, 버팀목자금플러스 4조8000억원, 희망회복자금 4조2000억원 등 총 16조원을 풀었다. 특히 버팀목자금플러스부터는 대상이 소기업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차례 방역지원금이 지급됐다. 1차에 1인당 100만원씩 3조5000억원, 2차 300만원씩 10조7000억원 등 총 14조2000억원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