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돈 다올·한양증권 나란히 반등
증권사 매각 루머 곤욕 치른 다올·한양증권 24일 1%대 소폭↑
정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에 증권주 대부분 상승 마감
2022-10-24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최근 증권사 매각 루머에 ‘사실무근’ 입장을 낸 다올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의 주가가 24일 나란히 소폭 반등했다. 이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증권업계의 부실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타 증권주도 오름세를 보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1.13%(35원) 오른 3135원에 마감했다. 한양증권 또한 1.18%(100원) 상승한 8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래에셋증권(1.64), 삼성증권(2.81%), 한국금융지주(1.77%), NH투자증권(1.25%)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다올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최근 정보지(지라시)를 통해 강원도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 여파로 매각 된다는 소문이 퍼져 20일 하루 동안 각각 9.10%, 4.10% 하락했다. 이에 두 증권사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다올투자증권 측은 금융감독원 증권불공정거래 신고센터와 조사기획국 등에 신고했다고 밝히며 “허무맹랑한 내용의 지라시에 회사 이미지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금리인상 등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당사는 리스크 관리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를 매물로 내놓을 만큼 취약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1.64% 오른 1790억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3.2% 오른 9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한양증권 또한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항간에 떠도는 매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장에서 정보지 형태로 떠도는 근거 없는 악성 루머 관련 금융감독원 합동 루머 단속반에 신고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또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부채 비율은 8.8%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잠재부실 규모가 낮은 우량한 재무구조와 사업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 PF 사업 부실화 위험이 제기돼왔다. 만기 PF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를 발행했지만 차환이 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23일 시장안정조치를 추가 시행한다고 밝히며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알파)’ 규모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3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원칙이나 방법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며 “24일부터 1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을 동원해 비(非)우량 회사채와 CP를 매입하는 프로그램 한도를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ABCP 상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에 3조원을 추가 지원하는 대책도 나왔다. 부동산 PF 부실을 초래한 미분양 방지를 위한 규제 완화도 예고됐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에 당장 채권시장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증 지원 범위가 채안펀드 매입 대상보다 넓고, 브릿지 단계의 PF 대출채권 유동화증권 발행잔액이 11조2500억원으로 보증 규모가 큰 편”이라며 “인허가를 마친 미착공 현장의 착공과 브릿지론 상환 병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0조원 플러스 알파라는 유동성 공급 규모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을 상당한 정도로 반영한 것”이라며 “기재부, 한은, 금융위 등 금융정책 당국은 몰론 행안부, 국토교통부 같은 관계 부처가 함께 대응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