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에 가을 대목 사라진 카드사
고물가 지속,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 소비심리 위축
2022-10-24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남은 하반기 카드사의 신용판매 부진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 고물가가 지속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한 영향이다. 24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올 1월부터 5월까지 100이상을 유지했지만 6월에는 96.4, 7월 86까지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인 상황임을 뜻한다. 지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8로 전월과 비교해 2.8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100 아래에 머물고 있다.
조달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4.992%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6월 초 4%대로 올라선 뒤 고공행진 중인데 금리가 4%를 돌파한 건 2012년 4월2일(4.02%) 이후 10년2개월여 만이다. 여전채 금리는 1년 전만해도 1%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9월 2%대를 넘어 섰고 올 3월에는 3%대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조달비용 확대는 결국 카드사의 수익성 하방 압력을 높이고 카드사는 조달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연준 내에서는 데일리 총재 외에도 조만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 중단을 희망하는 고위 인사들이 더 있다고 전했다. WSJ는 우선 연준이 11월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계획이라면서, 동시에 12월에는 그보다 작은 폭의 금리인상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시사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뒤집히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함께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맞출 가능성이 커진다.
이밖에 카드사 간 경쟁 과열에 따른 마케팅비 확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 등이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전업 신용카드사 7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5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2.1%에서 1.9%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