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예산' 두고 野 "10조 삭감" vs 與 "약자지원·R&D 증액"

野 "초부자감세, 지역화폐 전액 삭감...고유가·고물가에 민생, 경제 살릴 수 있나" 與 "약자 지원에 11%, R&D 3% 늘려...野, 한두개 수치를 전체인 것처럼"

2023-10-26     조민교 기자
지난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법정 시한 내 심사를 마쳐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면 하는 마음이 있다."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출근길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법정 시한인 오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확정하기 위해 여야가 예산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재차 예산안 대폭 손질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예산안이 '건전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을 감행하면서 대통령실은 '준예산 사태'도 배제하지 않는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예산안 관련, "소위 부자들한테 세금 깎아주면서 그것을 오히려 멀쩡한 국민과 공기업의 재산을 매각해서 벌충하려 하고 그 줄어든 만큼 여러 가지 민생 예산을 사실상 깎았다"며 "얼핏 보기만 해도 민생경제 예산을 거의 10조원 이상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게 어르신 일자리 6만개 이상을 줄인 것인데, 노인 일자리들을 불필요한 일자리라고 다 줄이면 연금도 취약한 어르신들이 무엇으로 생활할 수 있겠느냐"며 "지역화폐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국에 지역화폐가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많이 됐지 않나. 그것도 전액 삭감해버렸다. 또 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청년 예산도 대폭 깎았다. 그렇게 하고서 복지 자연증가분에 조금 얹혀놓고 복지예산을 늘렸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거듭 예산안 대폭 손질을 예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60조 원에 달하는 초부자감세와 1조 원이 넘는 대통령실 이전 예산을 반드시 막아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노인과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 중소상공인과 지역 경제 회생 예산, 공공주택 확충 예산 등 국민 삶을 지키는 민생 우선 예산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민생예산 10조 삭감 지적을 반박하며 건전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불용예산을 줄이거나 무분별한 포퓰리즘 예산을 줄여서 생산적 일자리와 실질적 도움이 되는 부분을 늘렸다"며 "(민주당이 예산) 수치 한두 개를 뽑아 전체인 것처럼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건전 재정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작년도에 추경까지 포함한 전체 예산보다 6%를 줄였다"며 "국가 재정이 튼튼치 못하면 위기를 대비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오는 11월 4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7일과 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하고, 비경제부처와 경제부처 심사를 진행한 뒤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현재 민주당의 기류가 심상치 않은 것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것을 예상, 준예산 집행 가능성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올해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최소한의 예산을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