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로 최근 6개월간 韓 무역적자 60억달러 늘어

KDI, “원화가치 하락→수입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자극”

2022-10-26     홍석경 기자
강달러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로 인해 최근 6개월간 한국의 무역적자 폭이 60억달러 늘어났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형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26일 “올해 2∼3분기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전반적인 교역을 위축시킨 가운데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60억달러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이 상품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원/달러 환율의 변동과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으로 나눠서 살폈다. 2000년∼2021년을 분석한 결과 원화 가치의 하락은 단기간(1년 뒤)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모두 줄였으나 수입금액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품의 가격 하락은 조정을 겪지만,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량은 줄어든 결과다. 중기적으로는(2년 뒤) 수출 물량이 늘어 달러 기준 수출금액이 점진적으로 늘어났으며, 수입금액의 감소세는 둔화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각 국가의 자국통화 기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량이 줄었다. 이는 한국의 입장에서 수출의 감소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상품 수출의 84%, 상품 수입의 81%가 달러화로 결제되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의 영향은 더 커진다. 이러한 결과를 고려해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2분기부터 살펴보면, 3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20억달러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변동하지 않았다면 무역적자가 20억달러 더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같은 기간 무역적자 폭을 80억달러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은 무역적자를 60억달러 늘렸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아울러 환율의 거시경제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 교역에서 달러화 결제보다는 원화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과 함께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