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심각한데 기업대출門 좁아진다

가계 신용위험, 19년 만에 최고

2023-10-26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국내은행들이 기업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경제가 휘청이면서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어서다. 26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3을 기록했다. 3분기(6)보다 7포인트(p) 높아진 수준이다. 설문조사는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 평균내 100과 -100 사이 지수로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대출을 완화한다는 뜻이다. 이번 대출태도지수(13) 역시 전체적인 대출 완화 기조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업대출은 달랐다.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을 기록했다. 대출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가계대출과는 대조적이다. 가계주택은 3분기 8에서 4분기 17로, 가계일반은 6에서 19로 각각 높아졌다. 한은은 “국내은행들이 대출건전성 관리 필요성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상황으로 전분기에 이어 4분기 기업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9를 기록했다. 3분기(31)보다 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2분기(42) 이후 최고치다. 4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17, 중소기업은 31로 3분기보다 각각 6포인트씩 올랐다. 가계 신용위험은 4분기 42로, 3분기(33) 대비 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0년 2분기(4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2003년 3분기(44)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다. 4분기 대출수요 지수는 -6으로 3분기(-10)에 비해 4포인트 개선됐다. 대출금리 상승 등 가계주택(-17)과 가계일반(-14)의 대출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대기업(6)과 중소기업(3)의 대출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 -32, 상호금융종합 -38, 신용카드 -25, 생명보험 -20을 기록했다.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얘기다. 상호저축은행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4분기 34로 2013년 4분기(32) 이후 가장 높았다. 상호금융조합(40), 생명보험(34) 역시 2014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부동산 등 담보가치의 하락이 신용위험 증가요인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