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집값 떨어질 때 규제 과감히 풀어라

2023-10-27     윤재오 기자
윤재오
“부동산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거래절벽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때는 규제 때문에 꽉 막혀서 부동산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규제에다가 급격한 가격하락까지 겹쳐 거래절벽이 오히려 더 심화되는 모습이다.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매수측과 버티는 집주인간 호가 격차가 워낙 크게 벌어진 탓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분간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돼 매도‧매수간 호가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런데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규제완화를 단행하기에는 요즘같은 집값 하락기가 오히려 적기가 될 수 있다. 재건축 규제나 세금규제를 완화할 경우 기대감 때문에 집값이 들썩이기 마련인데 ‘금리인상’이라는 대형 방어벽이 자리잡고 있어 규제를 풀더라도 집값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적다. 부동산정책의 핵심은 ‘주거안정’이다. 집값만 잡는다고 주거안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 집을 팔고 이사를 갈수 있어야 하고 서민들이 돈을 모아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갖가지 규제에 막혀 있다. 높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1주택자들마저 내집을 팔고 같은단지 똑같은 평형으로 이사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전세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집값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은 사실이지만 그건 다주택자에 국한되는 얘기다. 서민들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법으로 내집마련을 해왔다. 현금이 많은 부자들은 바로 집을 사서 들어가면 되지만 대부분 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돈이 모자라 바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전세를 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남의 집 살이를 몇 년더하며 허리띠를 졸라매 몇 년안에는 내집에 들어가겠다는 희망을 안고 산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규제를 도입했지만 국민들의 주거안정만 해쳤을 뿐 오히려 집값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규제 때문에 시장이 망가져 역설적으로 집값이 더 올랐다. 윤석열 정부는 공약했던 규제완화를 속속 단행해야 한다. 집권초기 시장불안 때문에 속도조절을 했지만 이제 규제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풀어야할 시점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급격한 가격하락은 내년에 멈출 가능성이 높다. 그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한다. 모든 규제를 풀라는 얘기는 아니다. 집을 투기수단으로 삼는 부자들을 경계할 수 있는 제도는 재검토해 더 튼튼히 구축해야 한다. 무리한 대출규제나 거래규제로 국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막거나 징벌적 세금과 부당한 부담금 제도는 찬찬히 들여다보고 재정립해야 한다. 어떤 규제가 무슨 이유로 시장을 망치는고 있는지를 따져보고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급격한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경우 국민경제에 타격을 줄수 있으니 하향안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규제완화가 당장 시급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많지도 않다. 집값 하락기를 활용해 제때에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