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어린 시절 내성적인 성격은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학업이든 교유관계든 항상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존재감 없는 아이’로 인식 되었다. 대학교 입학은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그 전까지의 나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의 새로운 출발은 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겼다. 매일 거울 앞에서 웃는 연습을 하고, 하루에 3번 이상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말 거는 것을 숙제처럼 실행했다. 그런 작은 행동들은 나의 성격에 큰 변화를 만들었고. 고등학교 때까지 부반장 한번 한적 없었던 나는 과대표, 학과 회장까지 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대학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만약 내가 바뀌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활발하고 도전적인 나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내 주변에도 생각은 많이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완전하고 확실하게 이해하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려고 때를 기다린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를 끌어내지 못한다. 또한, 생각하는데 너무 긴 시간을 보낸다면 행동해야 할 적정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미숙한 것이 있다면 행동하면서 수정하고 보완하면 된다. 중요한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플로깅(Plogging)도 좋은 ‘행동’의 사례라 할 수 있다. MZ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플로깅은 영어 조깅(Jogging)과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의 합성어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MZ세대들은 이전부터 논의되어오던 ‘환경보호’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종이컵과 비닐팩 대신 텀블러와 에코백을 이용하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그들의 행동이 조금씩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아직도 국민예능으로 기억되고 있는 ‘무한도전’에서 방송인 노홍철씨는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이지만,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진리를 가장 단순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심리학에서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캔자스 대학의 크래프트(Kraft)교수는 실험을 통해 ‘안면 피드백 가설 (facial feedback hypothesis)’을 발표했다. 그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무표정, 화난 표정, 웃는 표정을 짓게 하고 다양한 스트레스 환경을 견디게 했는데, 웃는 표정일 때 스트레스로부터 회복되는 속도가 뚜렷하게 빠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홍철씨 말처럼 웃는 ‘행동’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들에서 자신을 바꾸는 방법과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행동’까지는 옮기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유명 인사들은 대부분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들이 알고 있는 자신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꾸준히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다. 그들은 독서, 건강관리, 제테크, 명상 등 ‘작지만 좋은 습관’들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내가 행동한 대로 나의 성격이 바뀌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도 “어떤 성격을 원한다면 이미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라고 말했다.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생을 바꾼다는 의미다. 지금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이미 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고 그것을 꾸준히 지킨다면, 당신은 과거와는 다른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홍보 인수 인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