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고물가·고금리 전반에 악영향
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8월 쉬고 9월 다시 트리플 감소
생산은 태풍 '힌남로'로 제철소 가동 중단 여파 커
소비 음식료품과 의복 등 부진, 투자는 반도체 제조설비 감소가 영향
2023-10-31 조민교기자
[매일일보 조민교기자]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태풍 '힌남노' 피해로 생산 공정이 멈춘 포스크 사태에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로 설비 중심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감소'는 7월 이후 8월 쉼표를 찍은 뒤 두달 만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지수가 117.0(2015년=100)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0.6% 감소한 수치다. 전 산업 생산은 7월 0.2%p 감소와 8월 0.1%p 감소에 이어 석달째 감소세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0.8(2015년=100)로 1.8%p 떨어졌고, 설비투자도 2.4%p 하락세를 보였다.
우선 생산의 경우 광공업 생산이 1.8%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태풍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의 철강 생산 차질도 여파가 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가운데 1차 금속(-15.7%), 반도체(-4.5%), 자동차(-3.5%)로 부진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힌남노 침수 피해로 제철소 가동이 중단된 것이 광공업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는 중국의 봉쇄 조치와 정보통신 분야의 전반적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는 무려 3월(-0.7%)부터 7월(-0.4%)까지 다섯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8월에 잠시 반등한 뒤 다시 꼬꾸라졌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와 의복 등 준내구재(-3.7%)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비록 승용차 등 내구재가 5.8% 소비 증가를 보였지만 비내구재와 준내구재의 하락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통계청의 평가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11.5% 증가로 선방했지만,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6.6%p 줄어든 데다 건설기성은 보합세를 보여 전체적 성적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의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적으로는 수출이 부진하고 물가가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 증가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 앞으로 경기 상황을 전망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p떨어지며 석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가 당분간 현재의 상황에서 극적으로 회복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봉쇄 조치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어두운 전망의 바탕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