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X파일' 이명박이 떨고 있다?

감사원,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 시기 촉각 곤두

2005-09-09     김상영 기자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권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을 통해 이명박은 서울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국민들도 이 시장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이 같은 기세를 바탕으로 이 시장은 대선 행보에서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월 청계천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전후로 해 이 시장이 대선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이 시장이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개별접촉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 할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은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고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 대표를 따돌리고 최고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이명박 견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간 회동이 이 시장의 대선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 특히 오는 9월말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4월 있었던 감사원의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감사원이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듯 하다. 통상적으로 감사가 마무리되고 2∼3개월 이면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관례이나 이번의 경우는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양상이다”면서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이 국정감사 기간을 전후해 서울시 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감사 발표 미정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서울시 감사 결과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만큼 감사원이 서울시와 관련된 메가톤급 비리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덧 붙였다. 감사원의 서울시 감사는 지난 5월 중순 경 끝낸 상태로 6월 완결 단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일보>이 지난 9일 감사원에 확인해본 결과, 현재 마무리 정리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는 "서울시 감사 발표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13일부터 7월말까지 3백여명 가까운 인력을 투입, 전국 2백50개 지방자치단체 중 1백45개 단체에 대해 현장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50일에 가까운 감사 기간 동안 ▲타당성 없는 공약사업 추진 ▲전시성.과시성 행정으로 인한 예산낭비 ▲부담금 부과 기부금품 요구 등 주민부담 가중 ▲부당 수의계약 및 변태경리 등 회계질서 문란 ▲방만한 조직.인력 운용 사례 등을 집중 감사한 것으로 전해진다.감사원에 따르면 145개 단체에 대해 이뤄진 특정 과제 감사는 단체별로 3명 내지 10명의 소규모 감사인력을 투입했으며 감사기간도 10일로 하는 등 수감 부담을 최소화했지만, 집중 감사는 이보다 많은 20-30여명의 인력이 장기간에 갈쳐 예산낭비사례, 조직인사, 인허가 등을 감사했다.정치권에선 단체장 중 잠룡으로 불리는 이 시장의 일부 측근이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에서 향후 감사원 발표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

청계천 감사 내용 주목

지난 5월 검찰은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및 주변 상가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서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건설업자한테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양윤재(56)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체포해 조사를 벌여 구속한 바 있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양 부시장이 2002년 8월∼2003년 7월 청계천복원 추진본부장으로 일할 당시 을지로2가 수하동 주변의 고도 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건축업자 A씨한테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부시장 외에 다른 서울시 간부들도 이 사건에 연관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검찰 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양 부시장의 '윗선'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바 있는 데다 감사원이 지나 4월 서울시 감사를 진행하면서 청계천 복원사업도 조사 대상으로 삼아 위법성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10월경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감사원의 서울시 감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개통 시기가 10월로 예정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