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보고, 현안질의 빠져…野 "장관 보고는 다 아는 내용"

전체회의, 의사진행발언 생략, 이채익 위원장은 이상민 장관 질타 용혜인 "아무말도 말고 추모만 하라는 것이냐" 질의 못하자 강력 항의

2023-11-01     김연지 기자
이상민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소방청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현안 질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행안위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의사진행발언 없이 관계부처의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인력배치 발언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위원장은 "오늘 회의는 정부의 사고수습에 우리 국회가 적극 협조한다는 의미에서 현안보고 내용에 대한 질의를 실시하지 않기로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있었다"며 "여기 계신 여야 의원님들 모두가 안타깝고 비통하며 참담한 마음으로 정부에 질의하실 내용이 얼마나 많으시겠습니까마는 지금은 추모와 애도의 기간이기 때문에 사고의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는 정부의 사고수습이 이뤄지고 난 후 충분히 실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장관을 향해 "사고 다음 날인 지난 30일 행정안전부 장관께서 하신 발언에 대해서는 위원장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 인력이나 소방 인력 투입이 적정 수준이었던 것처럼 비춰지게 한 발언은 그 취지가 어떠하였든 간에 이번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과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0일 이 장관은 정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예년과 비교해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용 의원은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연히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게 질문해야 한다"며 "오늘이 어렵다면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에 다시 회의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조용히 추모만 하라는 것이냐.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사건을 대하는 태도다"라며 "왜 행안위가 윤 정부의 방침에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 이런 식으로 들러리를 서면 전례가 되어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연히 따져 묻고 확인해야 할 것을 정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항의하며 퇴장했다. 이 장관의 현안보고가 이뤄진 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나오는 내용 중에 모르는 게 뭐가 있느냐"며 "언론에 나온 내용을 우리가 왜 리뷰하나. 이런 보고를 받기보다는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물어야 하지 않으냐"고 항의했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현안보고가 끝난 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장관의 보고가 너무 평이했다. 사고가 왜 났는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이런 계획을 갖겠다 정도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면서 "행안위가 다음 주에 현안질의를 통해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밝히고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대책을 반드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조기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별도의 현안 질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위원님들이 하고 싶은 질의가 얼마나 많겠나. 위원장 말씀대로 사후 야당 간사와 자리 통해서 국민들에게 사고 원인 규명하고 수습 과정을 설명해 드리겠다"며 "티끌 하나 남김없이 철저히 공개해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