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폴트옵션’ 퇴직연금 유치경쟁
관련 제도‧시스템 마련…라이브세미나 개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노후자산 증식 기대
2023-11-02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이달 중 시행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앞두고 은행권에서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시스템 정비와 웹세미나 개최를 진행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이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최종심의를 거쳐 이달 중순 이후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만기가 도래한 자금에 대해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에 따라 만기상환자금을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IRP 가입자가 퇴직연금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고 6주가 지나면 사전에 설정한 금융상품에 퇴직연금이 자동으로 투자·운용된다.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예·적금 운용이 아닌 이자가 거의 없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유형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드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 등이다.
은행권은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제도와 퇴직연금 고객 관리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이어 전국 모든 영업점에 퇴직연금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또 디폴트옵션 운영에 최적화한 대면·비대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애 자산관리 솔루션과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금자산 종합관리 시스템도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출시한 자사앱 ‘뉴쏠’(New SOL)에 디폴트옵션 가입 프로세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해 프라이빗뱅커(PB) 출신 컨설턴트를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3단계 투자 성향에 대해 2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최저위험 투자성향에는 1개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계획이다. 각 포트폴리오는 TDF와 BF를 활용해 구성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은 모바일 퇴직연금 자산관리시스템 ‘연금닥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돼 가입자들의 노후 자산 증식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은행은 검증된 운용성과를 가진 상품을 엄선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고객에게 직관적인 투자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 연금 운용 고객의 수익률을 전문 관리하는 연금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해 퇴직연금 가입 고객의 자산관리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원리금보장상품, TDF 등의 상품 출시를 위해 금감원 약관승인절차 진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디폴트옵션 도입과 관련한 업체 특화 자문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디폴트옵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기업은행은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웹세미나를 열었다. 하나은행도 지난 9월 DC형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 중인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라이브 세미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가입자 본인까지 대상을 확대해 진행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과 8월 퇴직연금 가입 기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기존의 퇴직연금 상품보다는 고객 수익률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