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권위 국감서 '분향소 명칭' 두고 공방

野 "'참사 희생자'로 바꿔야" vs 與 "재난안전법상 '사망자' 사용"

2022-11-02     김연지 기자
2일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여야는 2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정부의 공식 표현을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참사 희생자'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재난안전관리기본법 상 '사망자'라는 표현이 맞다고 맞섰다.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어떻게 명기돼 있는지 아나.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라며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책임져야 할 인권위가 정부에 조치를 내리기 바란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상임위원들과 협희해 분향소 명칭부터 바꾸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분향소 명칭이 참사에 대한 정의와 희생자 인권과 관계가 된다"며 "분향소 명칭 혹은 이태원 참사 정의를 이태원 사고로 보고 있다. 사고가 아니라 참사가 맞지 않냐"고 했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참사 희생자' 표현 대신 '사고 사망자' 등 정부의 모든 지침과 발언 등에서 드러나는 정부의 태도,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자체가 이런 참사로부터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의 기본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몇 가지 지적한 부분에 대해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몇 가지 짚고 넘어가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미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라고 발언해 이미 참사라는 용어를 썼다"고 맞섰다. 장 의원은 "다만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하면 사회재난은 사고라는 용어를 법률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피해자를 사망자, 실종자, 부상자 등으로 표현한다"며 "행정부에서 용어를 사용한 걸 갖고 마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거나 진실을 덮을 것처럼 발언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봉민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이번 이태원 사건의 사태수습과 진상조사 또 희생자 유가족 부상자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가짜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 부분들로 인해 국민이 분열하고 유가족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향소 명칭 변경을 건의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저희들이 그게 권고사항인지 생각해봐야겠다"며 "내부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냐 사고냐, 희생자냐 사망자냐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저희가 더 논의해보긴 해야겠지만, 이 부분은 현재 단계에선 선택의 문제라 생각한다"면서 "어느 용어를 금기시하는 건 불가하니, 자연스럽게 이 용어는 한쪽으로 통일돼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