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어려운 카드사들, 車 할부금융 줄인다
신차 할부금리 6∼7%대…서너달 만에 2배로
2023-11-06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신차 할부 금리가 6%대 이상으로 치솟은 가운데 일부 카드·캐피탈사들이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할부금융 서비스를 줄이고 있다.
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요 카드·캐피탈사의 신차 할부금리는 6∼7%대(이하 할부기간 60개월 기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신차를 살 때 금리를 연 6.1%로 제공하고 있다.
서너 달 전과 비교하면 금리 수준이 거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여신금융협회의 자동차할부 금리 공시를 보면 현대캐피탈의 올해 3분기(7∼9월) 평균 할부금리는 3%대 중후반 수준이었다.
다른 주요 카드·캐피탈사의 차량 할부 금리는 6%대 중반 이상으로 더 높은 상황이다.
신한카드가 차량 구매 시 최저 6.54%, KB캐피탈이 최저 6.64%의 할부 금리를 적용하며, 현대카드는 6.6%를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카드가 7.0%, 롯데카드가 7.9%를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리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기본적으로 국내외 금리 상승으로 카드·캐피탈사의 시장 조달금리가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3년 만기 카드채(신용등급 AA·민평 3사 평균)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6.1%로, 작년 말 2.4% 대비 3.7%포인트 급등했다.
실제로는 카드·캐피탈들이 이런 금리 수준으로도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심리가 급랭하면서 일부 카드사나 캐피탈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길이 사실상 막히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높은 금리를 주고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일부 회사는 금리를 높여 사실상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 축소 현상은 중소형 캐피탈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중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 조달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달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사실상 신규 영업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