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규제지역, 강남‧용산 빼고 다 풀어라

2023-11-06     윤재오 기자
윤재오
정부가 이달중 부동산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한다. 집값하락이 확산하고 미분양이 늘어나자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묶어둔 규제지역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조정대상지역을 모두 해제했는데도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이달중 예정에 없던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풀어줄 방침이다. 현재 투기지역은 서울 15곳, 투기과열지구는 서울과 경기 39곳, 조정대상지역은 60곳이다. 정부가 규제지역 추가해제방침을 밝히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의회가 빨리 풀어달라고 아우성이다. 고양시의회는 지난 4일 의원 공동 명의로 고양시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추가해제 대상에서 ‘일산신도시’가 포함된 고양시는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의회에서 서둘러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경기 안산시는 시 전역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인천시는 지역 8개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받고 정부에 전달했다. 구리시의회는 “중첩 규제로 구리시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실정”라며 규제지역 해제를 호소하는 결의문을 냈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과 시의회가 이처럼 규제지역에서 해제해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요구로 볼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규제지역으로 계속 묶여있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대출규제와 청약자격요건이 강화된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도 무겁게 부과한다. 돈 빌리기가 힘들어지고 세금부담이 커지니 주택매매거래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주택경기가 침체되어 있는데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으니 좀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지정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집값불안 때문이다. 최근 집값이 큰폭으로 올랐고 인근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일 경우 규제지역으로 묶는다. 투기수요를 차단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으니 지자체나 주민들도 큰 반발은 하지 않는다.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당하는데도 ‘집값 안정’이라는 대의 때문에 참았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미분양이 늘어나고 거래절벽 때문에 집이 잘 팔리지도 않는다. 주택경기침체로 지역경제마저 휘청인다. 이런 상황에선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을 이유가 더 이상 없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락지역을 대상으로 규제지역 추가해제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꺼번에 다 풀기는 부담스러우니 집값 하락률이 높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풀어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집값 불안 가능성이 없다면 규제지역을 과감하게 풀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더 이상 미적거릴 필요가 없다. 자칫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서울 강남과 용산 외에는 모두 규제지역 해제 후보로 놓고 검토하는게 마땅하다. 경기지역도 GTX역세권 중 일부지역외에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만약 집값이 불안해지면 규정에 따라 다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