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통합기획·높이제한 완화…속도 내는 서울 도심 재건축
서울시, 도심 기본계획안 8일 공청회…높이계획 유연화
강남 여의도 목동 등 재건축아파트단지 정비사업 급물살
2023-11-07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데 이어 대규모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강남권과 목동,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정비사업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여기에 도심 내 높이계획 유연화와 아파트지구 폐지도 가시화하면서 재건축 시장에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시는 지난 10개월간 자치구, 주민, 전문가와 함께 소통한 결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비계획안 열람공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엔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1584가구)는 1971년 준공돼 50년이 넘은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로 확정안에 따르면 최대 65층, 2500가구 규모로 재건축 된다.
업계는 신통기획 확정으로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통기획의 절차 간소화를 적용받아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며,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 및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로 사업 기간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일반 정비사업에서 정비구역 지정까지는 5년 정도 걸리는데 신통기획을 통하면 2년 이내로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시범아파트가 오랜 부침 끝에 재건축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그간 정체됐던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건축 대상(준공 30년 차 이상) 아파트 16곳 중 15곳(은하아파트 제외)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아울러 장기간 표류하던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중 잠실주공5단지, 여의도 공작아파트에 이어 지난달 은마아파트까지 잇따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라는 주요 단계를 넘어서면서 서울 목동, 압구정 등 노후 아파트가 밀집된 다른 지역들의 재건축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달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5년 만이자,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세워 재건축에 나선 지 19년 만이다. 통과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최고 35층 33개 동 5778가구로 재건축된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은마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대치미도아파트도 기대감이 커진다. 단지는 2017년부터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좀처럼 진척이 되지 않았고 지난해 신통기획을 신청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정밀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선 노후 아파트 또한 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청은 지난 18일 명일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다. 이외에도 도봉구 ‘쌍문한양1차아파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타운’ 등이 있다.
시장에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서울시가 시내 아파트지구 14곳을 단계적으로 폐지·축소하는 내용의 ‘용도지구 및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결정(변경) 의견청취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폐지 대상은 아시아선수촌(18만3195㎡), 화곡(38만4517㎡), 원효(2만7117㎡) 등 3곳이다. 나머지 11곳은 축소된다. 반포는 269만→44만㎡, 잠실은 235만→28만㎡, 압구정은 151만→92만㎡, 서초는 119만→17만㎡, 청담·도곡은 106만→9만㎡, 여의도는 55만→30만㎡로 줄어든다.
업계에선 재건축 ‘걸림돌’이라는 오명을 받았던 제도가 폐지되면서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서울시가 도심 높이계획을 유연화하는 내용 등의 ‘서울도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청회를 갖는다고 밝히면서 재건축 걸림돌인 높이제한도 완화될 전망이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완화를 예고했던 정부가 규제 완화를 조금씩 발표하면서 금리 인상으로 얼어붙은 재건축 시장이 그나마 활기를 찾고 있다”며 “아파트지구 폐지·축소와 층수제한 완화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불경기 속에서 집값 방어를 기대하는 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