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강제수사…1억4천만원 뇌물혐의
자택·민주당사·국회 사무실 압수수색…“‘대장동 일당’에 정보주고 뒷돈” 혐의
부패방지법·뇌물죄 적용…‘유동규 휴대전화’ 증거인멸 교사 의혹도 수사 대상
2023-11-09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지 하루만이다.
9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정 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아파트 내부와 지하주차장 폐쇄회로(CC)TV 영상, 차량 출입 내역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 직무와 관련해 총 1억4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부패방지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한 2014년 지방선거 무렵 5000만원,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이던 2020년 4000만원 등을 정 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확보했다.
또 정 실장이 2013∼2014년, 2019년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정 실장이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며 업무상 알게 된 개발 정보를 남 변호사 등 민간사업자에게 흘려 이들이 거액의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가로 남 변호사 등에게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정 실장과 전날 구속기소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이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될 무렵부터 가깝게 지내며 오랜 기간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지속해서 술 접대를 받고 명절마다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지난해 4∼8월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 부원장의 공소장에 수수 배경과 자금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 이 대표와 정 실장을 수십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이후 이 대표가 최측근인 김 부원장, 정 실장의 금품 수수와 직간접으로 연루됐는 지와 이를 사후에 인지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이와 별도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와 공모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