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도산 공포' 中企 대출금리 9년래 최고

대출금리 5% 이상 중기 비중 41%로 급증 대출잔액도 948조 돌파...1년 새 75조 증가 추가 빅스텝 우려 속 “흑자기업도 도산 우려"

2023-11-09     이광표 기자
중소기업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이자 부담 가중과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1년 새 3%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급증한 상태다.

한국은행이 이달 말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에 재차 나설 거로 예상되면서 한계기업은 물론 흑자기업까지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2014년 1월(4.88%)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기 대출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3.13%)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10월 2.81%까지 내린 이후 다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올해 6월부터는 금리 상승 폭이 가파른 상황이다. 상승 폭이 지난 5월 0.12%P에서 6월 0.27%P로 커졌고 7월 0.30%P, 8월 0.29%P, 9월 0.22%P를 보였다. 한은이 지난달 빅스텝을 단행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5% 선을 웃돌았을 거로 추정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며 중기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 올 9월 중기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이 40.6%에 달해 1년 전(3.1%)과 비교하면 13배가 넘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중기 대출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만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더욱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 올 9월 말 현재 중기 대출 잔액도 948조 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 2000억원 늘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231조 50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금융권의 신용경색으로 대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기 사정은 더 우려스러운 면도 크다. 시장에서는 일부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마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되며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이 오는 24일 다시 한번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 기준금리는 현재 3.00%에서 3.50%로 0.50%P 인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출로 연명하던 한계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이자 부담과 시장의 자금 경색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태다. 또한 대출이 막히고 대출 연장이 되지 않으면서 흑자 기업마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도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최근 ‘복합 위기 장기화 대응 전담조직(TF)’을 발족하고 연말까지 현장 점검과 대책 모색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쇼크(충격)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민심을 수집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