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 10년간 국가온실가스 1300만t 감축
탄소중립 기조 속 화석연료 대체 가능성 보여줘
시멘트공장 재활용 시설 선정 형평성 의문 제기
2023-11-10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들이 지난 10년간 4888만Gcal의 소각열에너지 생산으로 1333만t의 국가온실가스를 감축한 나타났다.
하지만 타지 않는 돌, 흙 등의 불연물을 폐기물과 함께 소각해야하는 불합리한 제도로 지난 10년간 1325만t의 가상의 온실가스가 발생했다. 소각열에너지가 재활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10일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의 ‘민간 소각전문시설 소각열에너지 생산·이용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소각전문시설에서 지난 10년간 처리한 폐기물량은 2121만t에 달한다.
보고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10년간 소각 처리량은 171만t에서 259만t으로 51% 증가했고, 소각열에너지 생산량은 371만Gcal에서 642만Gcal으로 73% 성장했다.
원유 대체량은 12년도 2억8000만L에서 21년 6억3000만L로 125% 증가했고, 온실가스 감축량은 2012년도 89만t에서 2021년 197만t으로 121% 증가했다. 10년간 온실가스 감축량을 합산하면 1333만t에 달해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에서 국가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공제조합 측은 소각전문시설에서 국가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양은 실제로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에서는 폐기물과 함께 타지 않는 불연물이 혼합되어 반입되고 있다. 이를 사전에 분리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소각로에 그대로 투입되고 있다. 타지도 않는 불연물이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계산되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공제조합은 “지난 10년간 불연물에서 불합리하게 발생한 1325만t의 온실가스와 소각열에너지 생산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량인 1333만t을 합산하면 전체 온실가스 감축량은 2658만t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가연성 폐기물만을 소각할 수 있도록 ‘불연물 사전분리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은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인 일명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스팀, 온수, 전기 등의 다양한 에너지 형태로 지역난방공사, 열병합발전소, 석유화학공장, 제조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기업에서 스팀을 구매하면 자체적으로 스팀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화석연료를 대체해 그 만큼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때문에 원유 수입 대체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스팀 생산할 때 들어가는 설비 투자 및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소각전문시설에서 발열량이 낮은 폐기물로 회수한 에너지는 재활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폐기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폐기물 발열량의 높고 낮음에 따라 재활용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폐기물을 유연탄 대신 시멘트 제조의 열원으로 사용하는 시멘트업계를 재활용 시설로 인정하고 있는 반면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있는 소각전문시설은 재활용 시설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다.
공제조합 측은 소각전문시설이 소각열 회수시설과 동일한 폐기물 처리 공정을 가지고 있고, 시멘트 공장에서와 같이 폐기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기에 재활용시설로 인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간 소각전문시설의 생활폐기물 위탁 처리 활성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최근 생활폐기물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민간 소각전문시설의 폐기물 처리 여유 용량을 활용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민석 공제조합 이사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생활폐기물 소각장 증설 및 신설 추진으로 극심한 민원 발생과 국가 예산 낭비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존 인프라인 민간 소각전문시설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생활폐기물 처리하고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폐기물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어 제도적으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