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신영증권이 신탁재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심 전부 승소 상황에서 2심 역시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신탁재산 수익자 간의 분쟁이라 신영증권은 수탁자로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신탁재산 소송 2심을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고객의 신탁재산은 서울 소재 빌딩 두 채로 가격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소송의 쟁점은 최초 계약의 성립 여부다. 몇 년이 지나 고객이 한정후견 판정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경우 신영증권이 알고 계약을 맺었는지, 알지 못했는지에 따라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이 달라질 수 있다. 알지 못했다(고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신영증권의 법적책임은 도마에 오르게 된다. 한정후견 판정을 받은 사람은 행위무능력자에 해당돼 초창기 신탁계약부터 무효가 될 수 있다.
신영증권은 1심 소송에서 전부 승소을 받아냈다. 원심에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한 셈이다. 2심이 원심을 뒤엎는다면 신탁 계약은 무효가되고 수익자간 재산 분배로 끝맺게된다.
신영증권은 신탁 명가로 정평 나있다. 신탁 계약 당시 오영표 패밀리헤리티지본부장(변호사)은 신탁 본부의 방향타를 잡았다. 오 본부장은 국내 시장에서 상속증여신탁이 뿌리내리기 전, 일본의 신탁 법률과 시스템을 참고해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과 신영증권을 유언대용신탁의 시작점으로 꼽을 정도다.
다만 신영증권에서는 최근 인력이 이탈했다. 이번 소송 관련 계약을 체결한 변호사는 앞서 신영증권을 떠났다. 팀장‧차장급 인력들은 은행·증권사 등으로 이직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신영증권이) 무리하게 계약을 진행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에 대한 체크를 하지 않아 담당자가 문제를 떠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신탁 제도 자체에 대한 시장 평판 떨어질 수도 있어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