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CEO, ‘독서경영’ 통해 경영 혜안 찾는다

기업 임직원 조직화합과 생산성 강화까지 ‘일석이조’

2014-10-0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조직 결속력도 강화시켜줘요.”

국내 유통 최고경영자(CEO)들의 ‘독서경영’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수장들이 독서를 통해 임직원들과 격이 없는 공감대를 나누는 등 독서를 친밀한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는 한편, 개인과 기업의 가치 및 생산성을 두루 강화시켜나가고 있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마다 임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며 ‘독서경영’을 펼치고 있는 총수로 재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신 회장은 올 초에도 그룹 전 계열사의 팀장급 직원 2000여명에게 혁신 관련 서적인 ‘리버스 이노베이션’을 원서로 선물했다. 신 회장은 이 책을 원서로 읽은 뒤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에 시사점이 많다고 판단, 임직원에게 읽어볼 것을 추천했다.신 회장은 앞서 지난 2010년에도 ‘마켓3.0’을 원서로 접한 후, 국내에 출간되자마자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선물한 바 있다. 그는 평소에도 국내외 석학들의 저서를 읽고 직원들에게 전문 분야에 대한 스터디를 권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독서경영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CEO로 유명하다. 서 회장은 스스로도 다독을 하고 직원들에게도 책을 자주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의 독서 사랑은 임직원들의 자율에 기반을 둔 독서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 달에 한 권의 직무 또는 자기계발 관련 도서를 신청해 읽고 리뷰를 남기는 온라인 기반의 셀프리딩스쿨과 오프라인 독서토론 활동이 중심이다.특히 새로운 화장품 개발의 중심에 있는 연구소 직원들은 한 달에 한 권씩 꾸준히 현업과 연계된 도서기반 워크숍을 진행, 사내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은 교보문고의 리딩트리 전자도서관 서비스와 맞춤 도서 신청 사이트를 통해 임직원의 편리한 독서교육도 지원하고 있다.고광현 애경산업 대표는 애경의 3대 경영전략으로 ‘독서경영’을 꼽을 만큼 독서를 중요시 여긴다. 고 대표는 특히 ‘세계에서 제일 독서경영을 잘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해 온 것은 물론, 지난 2007년부터는 임직원의 독서 현황을 종합하는 ‘주니어 보드’ 조직을 설치해 독서경영을 강화시켜나가고 있다.주니어보드란 과장급 이하의 직원들 가운데서 젊은 실무자들을 선발해 꾸린 청년중역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기존의 임원회의나 중역회의와는 별도로 회사의 중요 안건이나 문제를 제안ㆍ토의ㆍ의결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독서경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꾸려졌다.실제로 애경산업은 독서 경영 선포 이후 연간 1억원 정도를 쓰고 있으며 이는 주로 임직원 600여명이 읽을 책을 사는 데 사용되고 있다.또한 회사 내 독서왕을 선발하고 유명 저자 특강을 유치하는 등 직원들이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은 필독서 추천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LG그룹 계열의 급식전문업체인 아워홈의 이승우 대표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회사에서 제시하는 비전과 가치에 맞는 직원 공통 직무도서를 추천, 권장도서를 공유하는 등 상호소통적인 독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또한 CEO가 직접 추천하는 도서를 임직원 모두에게 전달해 CEO의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독서경영을 통해 참신한 인재 양성은 물론 성과 창출형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좋은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책을 통해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져 기업의 수익 개선에도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