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번 돈보다 예금이자 더 커져
79개 저축은행, 상반기 이자로 ‘총 1조2066억원’ 지출
수신 금리 상승 하는데 대출 금리 ‘제한적’…역마진 우려
2022-11-13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예·적금 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낸 이자 비용이 반기 수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금리 가파르게 오르는데, 법정 최고금리 제한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총 1조206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7925억원보다 약 52.6%(4141억원) 늘었다.
이자 비용이 가장 많이 뛴 저축은행은 스타저축은행으로 올해 상반기 16억5300만원을 지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05.9%(8억50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어 상상인저축은행 97.6%(174억5900만원→345억1200만원), 유안타저축은행 90.5%(33억9400만원→64억6400만원), 대한저축은행 80.2%(26억7700만원→48억2300만원), 키움저축은행 78.4%(121억9200만원→217억5400만원), 한국투자저축은행 73.6%(400억2000만원→694억7100만원) 등 순이다.
저축은행들은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수신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48%로, 1년 전 2.27%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업계는 지난 9월 이후 금융권의 정기 예·적금 금리 인상 러쉬가 이어진 만큼 3분기 이후 이자비용이 훨씬 더 늘 것으로 본다.
업계에선 당장 역마진 우려가 쏟아진다. 저축은행은 예·적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후 대출을 발생시키는데, 법정 최고금리 제한으로 인해 조달비용이 상승한 만큼, 대출 이자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내려갔다. 이자비용 상승과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 축소는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89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92억원) 대비 15.1%(1601억원)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줄었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483억원에서 670억원으로 순이익이 54.8%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 수신 금리가 지나치게 높으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는 데다 대출금리 상승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예대율 규제 비율을 6개월간 100%에서 110%로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는 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조만간 연 7%대 정기예금 상품의 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신 금리 인상은 소비자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조달금리 상승으로 저신용자 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부작용이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3분기 민간 중금리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공급 실적은 3조1261억원이었는데, 전 분기보다 5.7%(1811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