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에 국내 거래소도 비상
코인원·코빗·고팍스, 이달 26일 FTT 거래지원 종료
“원화 거래소 대부분 예치자산보다 많은 자산 보유”
2023-11-14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해외 거래소들이 거래소의 투명성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금 증명에 한창인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도 투자자 보호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FTT를 상장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달 중 FTT를 상장폐지 한다고 밝혔다. FTT는 FTX가 발행한 토큰이다.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전량 매도한다고 선언해 코인판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벌어진 바 있다.
코인원은 이달 26일 오후 8시부터 FTT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고 다음달 10일 오후 8시부터는 출금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 코빗도 이달 26일 오후 8시부터 거래 서비스를 종료한다. 다만 코빗은 다음달 31일 오후 8시 전까지 출금 서비스가 지원될 예정이다. 고팍스는 이달 26일 오후 6시부터 FTT의 거래가 종료되며 출금 지원은 다음달 26일 오후 6시까지다.
이들 세 거래소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통해 “회원사가 거래지원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시장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 제공 및 공동 대응을 통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거래소에서 FTT의 거래 지원이 종료되면 미체결된 주문은 일괄 취소된다. 이에 각 거래소들은 공지사항에 “출금지원 종료 일시 전까지 반드시 계정에 보유하고 있는 FTT 전액을 출금해 주시기 바란다”고 고지했다.
해외 거래소들은 거래소의 투명성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금 증명(PoR, proof of reserves)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후 11일 콜드월렛 지갑 주소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690억 달러(약 90조원) 규모의 가상자산 수량을 모두 공개했다.
후오비 글로벌도 지난 13일(현지시각) 자산 투명성 보고서를 발표하고 확보하고 있는 35억 달러(4조 6165억원) 규모의 코인 내역을 공개했다.
게이트아이오, 쿠코인, 크립토닷컴, 폴로닉스, 비트겟, 비트맥스, 데리빗, 바이비트 등 타 거래소도 준비금 증명을 예고했다. 준비금 증명이란 이용자가 거래소의 보유 자산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 거래소들은 매분기 공시를 통해 재무보고서를 내고 있어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업비트와 빗썸은 보유중인 디지털자산, 원화에 대한 실사 보고서를 분기별로 공지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는 금융권처럼 고객 자산을 운용하지 않고 보관만 하기 때문에 지급준비금이라는 제도가 따로 없다”며 “대부분의 원화 거래소는 기본적으로 고객예치자산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FTX 파산 여파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47% 하락한 21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4.36% 하락한 161만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