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화재, 정신질환 조선족 방화
“원래 요주의 인물…차마 못내쫓고 받아들였는데”
2013-10-10 박지선 기자
[매일일보] 지난 8일 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지구촌사랑나눔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최근 이곳에 입주해 살던 40대 조선족의 방화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10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 20분께 지구촌사랑나눔 건물 1층의 이주민 무료급식소에서 불이 나 건물 4층 이주민 쉼터에 묵고 있던 중국동포 7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족 김씨는 지난 6일 이주민 쉼터에 입주했으며 평소 정신장애를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이 건물 1층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결과, 김씨는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1층 급식소 구석에 쌓인 종이 더미에 불을 지르고 4층으로 올라갔다가 불길이 일자 그대로 창밖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CCTV영상과 목격자의 진술, 주머니에서 라이터가 발견된 점 등을 미루어 김씨가 불을 지른 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김씨는 추락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중태에 빠졌다. 김씨는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어 경찰이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캐는 데는 어려워 보인다.유일한 목격자인 40대 여성은 경찰 진술에서 “불이 나기 10분 전에 김씨가 술에 취한 채 쉼터로 올라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가 빨리 신고하고 4층에 있던 인원들을 대피시켜 사망 등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나머지 부상자 6명 가운데 일부는 대피하는 과정에서 팔과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으나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급식소 1층만 태워 재산 피해는 550만원(소방서 추산) 가량으로 집계됐다.외국인 노동자 복지시설인 지구촌사랑나눔 이주민 쉼터는 평소 오갈 데 없는 조선족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관계자는 “김씨는 인근 다른 중국동포 단체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차마 내쫓을 수 없어 받아들였다가 이 같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