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에 엄포 "조총련과 재일 조선인 탄압 대가 치를 것"
조선중앙통신 "일본 반동들이 조선학교 학생들 위협, 공갈 깊숙이 뻗치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움직임에도 강한 경계심
2023-11-16 신대성 기자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북한은 최근 일본 내에서 발생한 조선학교 대상 증오범죄를 겨냥, 일본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박해하고 있다며 억압이 지속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조선인', '조선학교'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다수 확인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일본 반동들의 반공화국, 반총련 책동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제하 논평에서 "우리는 조총련과 재일 조선인들에 대한 박해와 탄압을 곧 우리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며 "일본 반동들의 반공화국, 반총련 적대시 책동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반동들은 총련과 나(나이) 어린 조선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위협, 공갈의 마수를 깊숙이 뻗치고 있다"며 "최근 우익 깡패들을 부추겨 총련 기관들과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비열한 악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학교와 학생들에게 협박과 폭행, 폭언을 감행한 사건만도 12건이나 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일본 인민들 속에 우리 공화국과 총련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 공포심을 불어넣음으로써 저들의 대조선(대북) 침략 책동을 정당화하는 한편 군사 대국화를 다그치는데 유리한 형세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10월4일 일본 열도를 넘어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한 것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신은 "우리는 이미 지난 10월4일에 있은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가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보내는 경고임을 엄숙히 천명했다"며 "이 경고가 실제적인 결과로 이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일본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엄포했다.
당시 '화성-12'로 추정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도호쿠(東北) 지역 북단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했다.
북한은 최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움직임에도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앙통신은 "지난 10월6일에도 기시다는 남조선 당국자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과 일본, 남조선의 반공화국 군사협조 강화를 요구해 나섰다"며 "일본 반동들은 우리 국가를 직접적인 목표로 삼고 감행된 미국과 남조선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열도의 한 부분을 출격 기지로 제공함으로써 대조선 침략 책동에 기어이 한몫 끼우려는 저들의 속심을 다시금 만천하에 드러내 놓았다"고 했다.
한편 북한이 '주적'인 미국이나 역사적 원한이 있는 일본을 상대로 막말 비난을 쏟아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엔 영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 이외 국가를 향해서도 불만 사항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있다. 북한 외무성이 15일 홈페이지에 '대미 추종으로 눈뜬 소경이 된 캐나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는 등 최근 다른 나라들도 이익을 침해했다고 생각하면 막말을 동원해 맹비난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