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사범 가족까지 개인정보 수집 안 돼”

법원, 남윤인순 의원 국가손배 일부 승소 판결

2013-10-10     박지선 기자
[매일일보] 공안사범을 수사할 때 당사자가 아닌 가족의 공안기록 조회는 헌법에 위반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민주당 남윤인순 국회의원(55·사진)은 “시민단체 시절 가족의 공안사건 기록을 경찰이 무단으로 수집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1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남윤 의원과 시민단체 활동가 8명이 낸 소송에 대해 국가가 남윤 의원과 이모씨에게 각각 200만원, 박모씨에게는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재판부는 피의자의 개인정보 수집은 목적에 따라 최소한으로 이뤄져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가족 정보조회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보고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남윤 의원 등은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당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상임의장이었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연행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경찰은 이들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 등을 적은 ‘시위사범 전산입력 카드’를 작성했다. 남윤 의원 등 3명에 대해서는 가족의 인적사항과 공안사건 기록 등이 포함된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를 만들어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재판부는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에 대해 “공공의 안녕 등 목적을 감안해도 필요·최소한의 범위를 넘는 개인정보 수집에 해당해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남 의원 등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가족의 과거 공안기록 정보를 기재한 것은 연좌제를 금지한 헌법 규정에도 위반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