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칼럼] 기후변화 대응, 산업 생존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해야
2022-11-17 매일일보 기자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에서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고 있다. COP는 1992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맺어진 기후변화협약의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진행되고 있다.
COP1은 독일에서 개최되었고, 일본에서 열린 COP3에서는 배출권거래제 등 교토메커니즘을 포함한 교토의정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교토의정서는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이라는 원칙에 따라 협약 당사국을 세 갈래로 분류해 각각 다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규정했다.
대한민국은 교토의정서 체결 당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없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가 교토의정서를 탈퇴하고, 중국에게도 감축 의무가 부여되지 않아서 교토의정서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사실상 중앙정부가 없는 국제정치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방치돼왔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 폭을 1.5도씨로 낮춰야 한다고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토의정서 다음의 새로운 기후 체제인 파리기후협약이 2015년 COP21에서 채택됐다. 파리기후협약은 교토의정서와 다르게 당사국 모두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합의했고, 각국 이행 현황 점검을 통해 전 인류적 위기 대응을 모색하고자 했다.
COP27이 열리는 지금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에게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하향을 요구하는 국내 산업계의 기류와 간극이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기후변화 대응을 '국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안보 위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산업·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은 필수다.
또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를 요구하는 다국적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다국적기업의 RE100 참여가 증가하면서 이들 기업의 협력업체들까지 RE100 참여를 요구받고 있다.
애플은 부품 공급사로부터 RE100을 이행하도록 서약을 받고 있으며, 2030년까지 부품 공급망에서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한민국 기업도 RE100을 선언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RE100 참여가 매우 중요함에도 대한민국에겐 어려운 과제인 것이 현실이다. RE100에 참여하고 싶어도 미국과 유럽에 비해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에너지 구조 특성상 참여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탓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법 모색도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에너지원에는 선악이 없다. 탄소중립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며, 세계적 흐름이다. 더 늦기 전 당정이 나서 인류의 생존과 국내 산업의 성장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