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월평균 487만원 번다…고금리·고물가에 실질소득 2.8% 줄어

통계청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발표, 이자비용 큰 폭 증가…20%↑ 여행·숙박 소비지출 폭발…빈부격차도 벌어져

2023-11-17     신대성 기자
17일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지속되면서 가계 명목 소득은 늘었지만 고물가로 인해 실질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부담에 고공행진 물가까지 겹쳐 소비지출 여력이 갈수록 좋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으나,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근로소득(5.4%), 사업소득(12.0%)은 증가, 이전소득(-18.8%)은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했으며 실질소비지출은 0.3% 늘었다. 소비지출 비목별로 보면 음식·숙박(22.9%), 오락·문화(27.9%), 교통(8.6%), 교육(8.2%), 의류‧신발(15.3%)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지만 식료품·비주류음료(-5.4%), 가정용품‧가사서비스(-9.1%) 등에서는 지출이 감소했다. 구체적인 품목에서는 지출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 감소한 것은 주택유지 및 수선(-25.4%), 곡물(-22%), 조미식품(-20.3%), 가전·가정용기기(-17.7%), 자동차구입(-15.7%) 순이다. 반면 큰 폭으로 지출이 증가한 품목은 단체여행비(384.8%), 호텔‧콘도 숙박비(58.6%), 운동·오락서비스(53.0%), 개인용품(35.9%), 신발(23.6%), 외식비(21.0%), 운송기구연료비(20.7%), 직물 및 외의(15.1%) 순이다. 실외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여행 등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여행패키지와 호텔숙박 등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경우가 많아 식료품 소비가 늘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풀리자 외식이 늘면서 식료품 구입이 줄었다"며 "가전제품을 사거나 가구를 꾸미는 비용도 외부활동 증가 영향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1만8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했다. 가구간이전지출(10.6%), 이자비용(19.9%), 사회보험료(6.5%) 등은 증가했으며,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비경상조세(-15.6%)는 감소했다. 특히, 이자비용이 19.9% 큰 폭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8년 3분기(28.7%) 이후 가장 증가 폭이 크다. 고금리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 1분위(소득 하위 20%)와 5분위(소득 상위 20%)의 빈부격차는 벌어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의 경우 지난해 재난지원금이 상승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5분위중 1분위만 소득이 감소해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