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월 8300억 암호화폐 탈취…"도발 비용 충당했을 것"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 사이버 위협 실무회의서 주장
"북 위협 근저에 암호화폐 탈취 문제 있어"
"동남아, 북한 해킹 공격 표적 될 가능성도"
2023-11-17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 등으로 지난 3월 8300억원 상당을 벌어 이를 상반기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할 것을 강조했다.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시점인만큼, 정치권에서 관련한 대안책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김 본부장은 1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 실무그룹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북한은 지난 3월 ‘엑시 인피니티’라는 게임 회사를 해킹해 6억2000만 달러(약 83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며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만 31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4억~6억5000만 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북한의 탈취금액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북한은 지난 3월 단 한 건의 해킹으로 상반기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 전체를 벌게 되었을 것"이라며 "북핵 위협 근저에는 암호화폐 탈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를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는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북한 해킹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라며 "보다 많은 나라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한 중인 정박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도 환영사를 통해 "북한은 다른 국가, 기업, 사람들의 돈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가장 악명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우리가 방어를 강화할 때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불법 자금을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쓰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