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재벌 기업 앞다퉈 잠식해
2014-10-10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저가 이동통신서비스인 알뜰폰(MVNO) 시장의 재벌 계열사 점유율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홈플러스에 이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도 오는 17일께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재벌들의 알뜰폰 시장 잠식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1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원식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알뜰폰 가입자 204만명 중 CJ헬로비전, SK텔링크, KCT, 홈플러스 등 재벌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자 수는 88만명으로 전체의 43%에 달했다.최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와 CJ헬로비전의 자료 등 업계 현황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이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가입자 51만명(추정)으로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하며 28개 알뜰폰 업체 중 1위를, SK 계열사인 SK텔링크는 28만명(14%)으로 2위를 차지해 두 개 업체 점유율만 39%에 달했다.태광그룹 계열사인 KCT는 6만 명으로 3%를 기록했으며 지난 3월 뒤늦게 알뜰폰 시장에 가세한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약 2만5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품질에는 차이가 없으면서도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요금이 30~40% 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해 경쟁을 촉진하고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기 위해 2011년 7월 도입했다.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에 150억원 규모의 3년 치 전파사용료 면제, 번호이동 처리 전산개발 비용 면제, 도매대가 인하,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유효기간 3년간 연장 등 알뜰폰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다.알뜰폰은 이 같은 저렴한 요금과 정부 지원 덕분에 급성장해왔다. 도입 첫해인 2011년 가입자는 47만명이었고 그 해 연말까지 58만 명에 머물렀으나 1년 만인 지난해 말 127만명으로 2배 이상 는데 이어 올해 8월 말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도 2011년 7월 0.92%, 2011년 말 1.10%에서 지난해 말 2.37%, 올해 8월 말 3.7%로 뛰었다.알뜰폰 도입 첫해에는 알뜰폰 사업자 13개 중 KCT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업체였다. 중소업체들이 터를 닦아놓자 재벌 계열사들이 뒤늦게 뛰어들어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모양새다.최원식 의원은 “알뜰폰 시장이 재벌 위주의 과점체제로 변질되면 중소기업 활성화와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경쟁도 둔화하고 가계 통신비 절감도 어렵게 될 것”이라며 “국정감사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