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들 “체감 대출금리 2배 넘게 올라”
연초 금리 2.9%에서 5.1%…“기준금리 오르면 6% 넘을듯”
2023-11-20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중소기업의 체감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또 오르면 연초 대비 체감금리는 두 배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합 경제위기에 따른 중기 금융 이용 애로 실태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7.1%가 대출금리 탓에 외부자금 조달에 애로가 있다(복수 응답)고 답했다. 이어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24.6%), 대출 한도 부족(12.6%), 재무 위주 심사(6.8%) 등도 걸림돌이라고 응답했다. 매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높은 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대비 금리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84.6%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연초 2.9%에서 현재 5.1%로 뛰었다는 입장이다. 올해 기준금리 상승폭인 1.75%포인트(p)를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상 폭은 훨씬 크다.
설문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금융 정책으로 금리부담 완화 정책(46.4%)을 꼽았다. 이어 대출금리 인상 자제(33.6%), 신규자금 대출 확대(10.6%), 대출금 장기분할 상환제도 마련(5.0%) 등이고 응답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8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를 기록했다. 2014년 1월(4.88%) 이후 최고치다.
지난 9월을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 5% 이상 비중은 40.6%에 달한다. 1년 전(3.1%)과 비교하면 13배가 넘은 수준이다. 4% 이상~5% 미만 구간은 42.1%로 가장 많다. 1년 전(7.3%)의 5.8배다. 반면 3%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 비중은 4.7%로 전년동기(56.5%) 대비 급감했다. 자칫 흑자기업까지 도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체감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는 천정부지 오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로 지난해 말(1.00%) 대비 10개월 만에 세 배로 올랐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리가 더 오르면 체감금리는 연말 6%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3.75∼4.00%)가 한국 기준금리(3.00%)를 웃돌아 금리 역전 현상이 생긴 상황이다. 간격을 좁히기 위해 한은의 빅스텝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