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친환경 규제 강화…원칙 없는 잣대로 시장 교란 키운다
‘PVC’ 대체재 찾기 난항…플라스틱 사용량 늘까 ‘우려’
약국‧중소기업계, 현실성 없는 규제에…형평성 문제 시끌
2022-11-20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정부의 친환경 규제가 '원칙 없는 잣대'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초기 규제안에 실효성을 강화해야한단 지적도 나온다. 환경보호, 윤리소비 등 친환경 규제의 확대는 불가피하기에 업계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살길 모색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폴리염화비닐(PVC) 포장재 규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완전한 대체재의 부재와 오히려 플라스틱 용기 포장재 사용량이 늘어나는 부작용 등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PVC대체제로 ‘PO’나 ‘PE’가 일부 이용되고 있지만, 판매‧소비자 양측 모두 불편을 겪는다. 방수 효과가 떨어져 고기류의 핏물과 해산물류의 액체형 보충제가 흐르는 등 기능적으로 미흡하고, 단가도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한다.
마땅한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PVC 규제시 플라스틱 용기 포장재 사용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약국업계의 경우, 유상으로 비닐봉지를 제공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중이다.
약사들은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억울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고객 유치 등 문제로 이전처럼 몰래 무상으로 봉지를 제공하는 행위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차라리 모든 약국에서 봉지를 쓸 수 없다면 무상 제공으로 인한 과태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단 게 이들의 입장이다.
비닐봉지가 무거운 약을 담기에 부적합하고 환경에 위해한 만큼, 퇴출 수순을 앞당기는 쪽으로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무리한 환경규제 강화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최근 ESG 경영의 필요성이 산업계 전반으로 스며들면서, 환경 부문에 대한 노력이 강요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부와 만나 자원순환, 대기‧수질 등에 대한 애로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급진적인 변화에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폐기물 소각업계는 시멘트업계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산업폐기물 소각업계와 시멘트업계 등엔 특히 과도한 잣대를 적용한단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소비자, 정부 등 모두를 만족시키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 규제는 반드시 자리 잡아야 한다”라며 “각 업계별 특성과 시장 상황을 지속 반영해야가는 과도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