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MZ세대, 소득기반 취약하고 부채 늘어”

경기 나빠지자 선택소비 더 줄인 MZ세대…경기 부진 심화

2023-11-21     홍석경 기자
경기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여가·취미활동 등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 경기 부진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차장은 2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 보고서(BOK 경제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소비의 경기 완충 역할이 약화했다. 통상 소비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의 진폭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2000년대 이후에는 소비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수축기에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크게 위축되는 경기 동행성이 나타난 것이다. 최 차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어떤 세대의 소비행태 변화가 가계소비의 경기 동행성을 야기했는지를 분석한 결과, 주로 MZ세대와 베이비붐(BB) 이전 세대 순으로 경기 수축기에 예측보다 실제 소비가 적었다. MZ세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대 소득·자산기반 취약, 부채 증가 등으로 외식비, 차량 유지비, 교양오락비, 통신비, 내구재 등 소득탄력성이 큰 선택 소비를 중심으로 지출을 줄였다. BB 이전 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선택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 차장은 “향후 소비의 원활한 경기완충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MZ세대와 BB 이전 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 자산,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Z세대는 기초소비보다는 여가, 취미활동 등에 관심이 많고 더 소비를 많이 하는 세대”라며 “소비구조 변화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경기 수축기에 소비가 더 감소하는 현상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차장은 MZ세대에 대한 금융 문해력 교육도 강조했다. 그는 “MZ세대가 ‘영끌’로 가상화폐나 주식투자를 과하게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하게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