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 개최

내년 은행 중심 금융지주 체제 전환 추진 수협銀,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인수착수

2023-11-23     김경렬 기자
23일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수협중앙회가 주력 자회사인 수협은행을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은행 산하에 자산운용,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둬 금융지주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23일 수협중앙회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협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에는 △금융사업 지배구조 개편 △어업인·회원조합 지원 확대 △중앙회 사업 경쟁력 강화의 세 가지 중점 추진사항이 담겼다. 최우선 과제는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다. 어업인을 비롯해 전국 91곳의 수협조합 지원 확대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수협중앙회는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서는 은행 외 추가 금융회사 보유가 필수다. 계획대로면 수협중앙회는 금융지주 인가 요건이 갖춰진 내년 3분기부터 금융지주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금융지주 설립 이후에는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할 방침이다. 중앙회는 그간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했던 은행 배당금 등을 토대로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규모를 연간 2000억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어족자원고갈·고령화·어가 인구 감소 등 수산업의 당면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다. 어촌 정주 여건 개선과 어업인을 위한 교육, 장학, 의료 등 지원 규모를 연간 1000억원대로 확대한다. 지역 수산업 발전을 위해 수협 회원조합 경영지원을 늘려 조합의 적극적인 금융 활동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수협중앙회는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부산 최대 수산물도매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의 지분인수를 추진한다. 유통 단계 축소를 위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구축·저가형 활어전문점 등 수산물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도 추진한다.  이번 기념식에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과 전국 91곳의 수협조합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역대 중앙회장, 전국 수협조합장 대표, 어업인 등은 ‘수협호’라는 어선에 올라타 이 비전이 담긴 그물을 끌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통해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위한 의지를 천명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공적자금 상환을 계기로 어촌과 수산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1조1581억원) 중 미상환 잔액 7574억원을 지난 9월 예금보험공사에 전달하며 상환 완료했다. 그간 오로지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했던 은행의 배당금 등을 어업인 지원에 쓸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