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개인투자자들, 채권자협의회 참여
‘동양 채권자 비대위’ 법원에 위임장 제출
[매일일보 최영지 기자] ‘동양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채권자협의회 참여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비대위는 지난 11일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채권자들의 위임장 300여장(채권금액 212억원)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회사별 금액을 보면 동양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동양이 95억원, 동양시멘트 50억원, 동양인터내셔널 40억원, 동양레저 27억원 등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위임받은 금액은 이번에 제출한 것보다 5배 많은 1000억원 정도 되는데 서류 미비 등으로 이번에는 일부만 낼 수밖에 없었다"며 "나머지도 정리해 추가로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비대위가 대표성을 인정받으면 채권자협의회에서 개인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협의회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 후 관리위원회가 구성하는 금융기관 위주의 협의체로, 채권자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참여한다. 회생절차는 관리인의 선임·해임, 회생계획안의 작성 등으로 이뤄진다.
보통 채권자협의회에는 개인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지만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는 다르다. 회사채와 CP의 신용등급이 낮아 기관투자자가 사길 꺼린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경섭 비대위 위원장은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채권 대다수가 개인들에게 분산돼 있다"며 "채권자협의회에서 금융기관의 힘이 강한 다른 법정관리 건과는 달리 동양그룹의 경우 소액채권자들의 모임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자협의회에 비대위를 참여시키는 것은 법원의 판단에 달렸지만 비대위는 일단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1일 법원이 주재한 동양그룹 사태 이해관계자 간담회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