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기관 줄줄이 “내년 韓 성장률 1%대”
한은‧OECD‧KDI 등 전망치 내려…물가상승률 여전히 3%대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국내외기관이 줄줄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잡았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대에서 1%대로 내렸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1%대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대로 여전히 한은 목표를 하회했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다. 기존 2.1%에서 0.4%포인트(p) 하향 조정됐다. 미·중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내 수출입 공급망 재편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1.7%)는 신용평가회사 피치(1.9%), OECD(1.8%), KDI(1.8%), 한국금융연구원(1.7%)과 동일한 1%대다.
KDI는 지난 10일 내년 경제 성장률을 1.8%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2.3%에서 0.5%p 낮잡은 수준이다.
지난 22일에는 OECD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0.4%p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반도체 불경기 등 수출 둔화가 경제를 움츠리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은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은 1980년(-1.6%) 등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하향 조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내외로 추정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하회한다. 여러기관에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 경제의 심각성을 적시한 셈이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여전히 2%대를 웃돌았다. 이날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6%로 소폭 낮춰 잡았다. OECD가 제시한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9%, IMF 3.8%, KDI는 3.2% 등이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 전망치(5.1%)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3%대 물가 상승률은 올해를 제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4.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 물가,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고물가로 이어질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