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대리점주에 욕설·폭언·협박 파일 ‘파문’
2014-10-1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갑의 횡포’ 의혹을 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욕설과 폭언도 모자라 대리점 운영 포기를 강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13일 YT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던 문모씨는 본사 영업팀장의 전화를 받고 술자리에 나가 욕설과 폭언을 들으며 대리점 포기를 요구 받았다.녹취록에서 아모레퍼시픽 부산지점 영업팀장은 문씨에게 “사장님이 철밥통이요? 사업하는 사람이 공무원 됩니까? 능력이 안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나가야지”라며 “그런 말 하지 말고, 사장님. 마, 그만 두자. 아 XX, 더러워서”라며 욕설을 내뱉었다.이어 “니 잘한 게 뭐있나? 10년 동안 뭐한 거야? 열받지, 열받지?”, “나이 마흔 넘어서 이 XX야, (다른 대리점에) 뒤지면 되나, 안 되나?”라며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인천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던 장모 사장도 이런 방식으로 한 달 매출 7000만~8000만원이던 대리점을 뺏겼다고 주장했다.장씨는 “판매사원 빼 가고, 다음에 상품 공급하지 않고 전산을 차단시키면 저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방적으로 뺏어서 가져갔기 때문에 강탈이라고 할 수 있고 쉽게 말하면 도둑 맞은 거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이렇게 반납한 대리점 운영권은 대부분 본사나 지점에서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수년 동안 카운셀러 교육과 판촉 등에 돈을 투자해 대리점을 키워 놓으면, 본사의 횡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보도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측은 “막말 의혹과 관련해 이미 내부적으로 조사를 했지만 어떠한 협박이나 폭언은 없었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또 방문판매원을 빼내는 방식의 대리점 쪼개기나 강탈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일부 대리점주들이 계약 사항을 위반해 거래가 종료된 경우라 위법성은 없다”고 해명했다.아모레퍼시픽 피해업주 30명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녹음파일을 제출했다.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갑의 나라 대한민국, 정말 갑갑한 나라다”, “아모레퍼시픽도 제 2의 남양유업 사태 맞나”, “갑의 횡포가 수면 위로 들어난 이상 철저한 조사를 통해 죄질 여부를 밝혀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