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5~10년이 재정개혁 마지막 기회”
25일 '재정비전 2050 콘퍼런스' 열려, 주요 기관, 암울한 장기 재정전망
2022-11-25 신대성 기자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기획재정부는 재정만능주의, 재정칸막이, 재정이기주의 등 관행적·구조적 병폐가 효과적인 운용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30년 뒤를 바라보는 재정혁신 전략인 '재정비전 2050' 달성을 위한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2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재정비전 2050 콘퍼런스'에서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건전 재정 기조 확립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연내 국가채무 10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기관들이 여전히 암울한 장기 재정 전망을 내놓는 등 중장기 재정 운용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인구 변화 등에 따른 사회보험 재정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기후변화, 공급망·식량 위기 등 불확실성의 확대가 우리 재정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재부는 '재정비전 2050'을 수립해 재정 개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차관은 "재정 위험과 재정 병폐를 치유하기 위한 재정 개혁은 지금 시작해도 20~30년 후에나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5~10년이 마지막 재정 개혁 기화라는 각오로 '재정비전 2050'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정비전 2050' 수립을 위한 관계 부처와 국민의 지지도 호소했다.
최 차관은 "재정비전 컨퍼런스를 비롯해 대국민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를 활용한 전문가·대국민 의견 수렴을 지속하면서 부처 간 협의도 강화하겠다"며 "특히, 2050년에는 우리 사회 주역이 되는 현 20·30세대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미래 세대 간담회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최 차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각계 전문가들의 발표도 진행됐다.
김우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재정 적자가 누적될 것"이라며 "사회보험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요양보험은 분절적 전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낮은 재정 투자 수준, 규제와 연계된 재정 지원 방식 등이 대학의 혁신과 경쟁력을 저하하고 있다"며 "'우선 허용-사후 규제' 방식으로 대학 규제를 전환하고, 학생 수·취업률 등 성과 중심의 포괄적 재정 지원 확대 등 대학 재정 지원 방식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석 KDI 재정투자평가실장은 "세제·회계기금 등 우리 재정 체계는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기존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대체할 수 있는 세제 도입, 에너지 전환 투자 효율화를 위한 회계·기금 재구조화 등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재정개혁 과제들을 '재정비전 2050'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