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58% “1년 내 금융위기 충격 가능성 높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기업 부실 등 주요 위험 요인
2023-11-27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금융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높은 가계부채와 상환 부담, 기업 부실 위험 등이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27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과 주요 경제 전문가 72명 중 58.3%가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충격이 단기(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에 “높다”고 답했다.
이달 초 시행된 이 설문은 지난 5월 진행됐던 조사와 비교해 단기 금융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 비율이 26.9%에서 58.3%로 뛰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충격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중도 같은 기간 32.9%에서 40.3%로 커졌다.
반대로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는 크게 줄었다. 조사 대상의 36.1%만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성의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5월 조사 당시의 53.2%보다 17.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향후 금융 취약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금융업권으로는 저축은행, 증권사, 캐피탈사 등 주로 비은행업권이 지목됐다. 높은 취약차주 비중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험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는 27.8%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를, 16.7%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를 꼽았다.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와 우발채무 현실화’와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도 각각 13.9%, 12.5% 차지했다.
위험 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응답(5가지 요인 복수 응답) 빈도수만 따지면,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부담 증가(69.4%),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62.5%),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48.6%),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43.1%), 부동산 시장 침체(36.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