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포르투갈전 남았다”…치킨업계, '월드컵 매출' 전쟁 고삐
예상수요 뛰넘는 열기…우르과이 때 놓친 수익 잡기 총력
자체앱 서버 증설‧발주량 및 직원 충원 등 전략책 재정비
2023-11-28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치킨업계가 남은 월드컵 대목을 잡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우르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하반기 일일 최대 매출을 갱신했다. bhc치킨은 경기 당일 전국 매장 매출이 전주 동일 대비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촌치킨, BBQ도 각각 110%, 160%씩 뛰었다.
경기 첫날 수도권 내 매장에선 준비 물량이 소진돼 조기 영업종료하거나, 매장이 포화돼 포장‧배달 주문이 누락되는 경우가 다수였다. 첫 경기인데다 평일이고, 최근 이태원 참사 등 어수선한 시국인 점을 감안해 응원 열기가 예년 대비 열 띄지 않을 것으로 관측, 예상 수요를 빗겨나간 탓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 및 각 매장들은 이날 오후 10시 예정된 가나전, 오는 3일 포르투갈전 등 남은 경기 일정을 앞두고 개선책 및 영업전략을 재정비하며 치킨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본사는 자체앱 서버를 강화하고, 가맹점주들은 발주량 및 파트타임 직원을 늘리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26~27일 주말 동안 자체앱 서버를 증설했다. 가나전과 포르투갈전 때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겠단 복안이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8시경 공식앱 ‘BBQ치킨’은 수용 가능한 동시 접속자수를 초과해 접속이 지연된 바 있다. 본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당시 동시 접속자수는 1만명에 이른다.
치킨 기프티콘은 자체앱을 사용하지 않을 시, 전화통화로 난수번호를 인증해 상품을 배달받거나 매장에 직접 가서 수령해야한다. BBQ가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8시 20분까지 1시간 20분 동안 카카오쇼핑라이브에서 한정 판매했던 월드컵 기획 프로모션 기프티콘도 마찬가지다. 결국 매장에 해당 수요자들이 몰리게 되는 구조다. 월드컵을 겨냥해 내놓은 프로모션이지만, 과포화된 매장 상황에 정작 경기 당일 해당 기프티콘‧쿠폰 등을 사용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넘쳐났다.
특히 가나전이 진행되는 이날은 오후 내내 비소식이 있어, 집에서 월드컵을 관람하는 ‘집관족’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집은 우천 시, 배달할증 및 교통체증 등으로 포장 주문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가맹점주들은 홀 방문객과 포장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책을 세우는 데 한창이다. 일부 매장은 사이드메뉴를 비롯해 조리과정이 복잡한 메뉴 등은 임시품절처리하고 메인메뉴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 재량으로, 사이드메뉴 등 일부 품목을 자체 판매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배달앱을 통한 ‘리뷰이벤트’ 등도 일시 중단한다.
염지닭 발주량도 일일 평균 80~100마리에서 두 배가량 대폭 늘린다. 실제로 교촌치킨이 집계한 스포츠 경기 시즌 상품 발주량은 평소 대비 30% 이상 뛰었다.
중랑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지난 우르과이전 때 오후 7시부터 주문이 쏟아져 놓치거나 취소한 주문이 많아 아쉬웠다”며 “이번엔 평소 대비 발주량을 2.5배가량 늘리고, 오후 5시부터 홀‧콜 주문 대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