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식사정치…여의도 정치에 '윤석열색' 입히기 시작됐다

친윤계 4인 부부동반 모임, 당 지도부 초청 만찬 등 소통 강화 예산안, 국정조사 이어 차기 당권 관련 논의도 있었던 듯

2023-11-28     신대성 기자
[매일일보 신대성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식사정치'로 친윤세력 확장을 바탕으로 국정운영 동력 확보에 팔을 걷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 및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잇따라 자리를 하면서, 여의도식 정치에 윤석열 정치색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들과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른바 '집들이' 형식을 빌어 초청해 식사하는 자리지만, 여당 지도부와 친윤계와의 소통 강화 및 사기 진작 차원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검찰 출신의 윤 대통령인만큼 여의도식 정치 경험이 없는 탓에 당 인사들과의 접촉면 확대로 이를 보완하려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윤석열 정치색을 확립해 가는 과정으로도 읽힌다. 
윤석열
일단 명분은 내년도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다. 예산안의 경우 169석의 거대 야당이 의회 권력을 쥐고 있어 효율적인 대처 방안을 당과 대통령실이 공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가 꾸린 첫 예산이다. 내년도 국정운영의 바탕이 되는 예산인만큼 최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이 반영돼야 집권 기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대통령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조사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 들어 최악의 참사로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적절한 보상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제대로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예산안, 국정조사, 이상민 장관 거취 등 민감하고 어려운 과제가 당정 앞에 놓여 있다"며 "안그래도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이런 이슈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정권 초 레임덕이라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당 장악과 친윤 세력 확대 그리고 세력간 화합은 반드시 풀어내야 할 정치적 과제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식사정치의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문인철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당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크고 작은 이슈에서 불협화음이 당과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건 여러모로 좋지 못한 결과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대통령 입장에서는 윤석열식 정치를 실현해 나가면서 국정 운영 동력을 한층 확보하는 방법으로 식사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면서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정치 세력을 공고히 다지는 행위가 필요한 때라는 얘기다.  또 거대 야당과 대적하기 위해서는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당과 대통령실이 함께 갖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잘해보자, 다들 고생했다"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차례로 포옹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정진석·주호영 투톱에 무한 신뢰를 보인 것이다. 나아가 자리를 마칠 때에는 지도부 손을 일일이 잡으며 도와 달라 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 차기 당권 관련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내후년 총선 전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누가 쥐느냐는 대통령 뿐 아니라 소속 의원들도 초미의 관심사다. 공천권을 쥐는 당 대표에 누가 앉느냐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권 중반기 국정 운영 동력 강화라는 의미가 있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는 자신의 공천이 달려 있어서다.